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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소리

아이주도식 BLW과 몬테소리식 이유식

by Vonnie 2022. 3. 8.

비비가 5개월 반일 때부터 시작한 아이 주도(BLW)를 한지도 벌써 11개월 차에 접어들고 있다. 아예 아이 주도식을 하자니 아기가 흘리는 게 많아서 많이 못 먹을까 걱정이 돼서 하루 한 끼에서 두 끼는 아이 주도식 하고 나머지는 엄마 주도식으로 이유식을 먹였다. 죽 이유식을 할 때도 아이에게 수저를 쥐어주고 떠먹이는 연습을 종종 해서 식기 사용이 익숙해지게 했다. 이유식 때는 그렇게도 시간이 안 가고 너무 귀찮았는데, 벌써 다 커서 무염/저염식을 먹고 있다니.. 흔히들 아이 주도식 BLW가 아이가 주도로 해서 하는 것이니 몬테소리 식이 아니냐 하지만 둘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 

 

아이주도식 식사를 하는 아기 사진 썸네일
BLW 식 식사를 하고 있는 비비

 

아이 주도식 (BLW)이란? 

  • 말 그대로 아이가 주도하는 이유식이다.
  • 아이가 처음 이유식을 시작할 때 손을 사용해서 먹는 것을 허용한다. 
  • 전통적인 죽 이유식과 달리 초기-중기-후기-완료기 같은 단계나, 입자와 조리법의 변화 등에 관련해 세세한 매뉴얼이 없다.
  • 자연 그대로의 상태의 음식, 푹푹 쪄낸 채소, 큰 덩어리로 잘라낸 과일 등을 먹인다. 
  • 아이가 음식을 잡고 만지고, 입으로 넣고, 빨아대며 경험을 쌓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 이런 경험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음식을 씹고 삼킴으로써 음식을 먹을 때 질식하지 않는 법(헛구역질을 통해 뱉는 연습)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 트레이가 달린 하이체어 사용 허용

몬테소리식 이유식이란?

  • 아이가 주도해서 먹는데, 손이 아닌 처음부터 식기 사용을 권장한다. 
  • 자연 그대로의 상태의 음식에 중점을 두긴 하지만
  • 아이가 식기를 사용해서 먹어야 하기에, 부드럽고 으깨어낸 퓌레나 이유식을 배제하지 않는다.
  • 어른이 사용하는 식탁에 같이 앉아 식사할 수 있는 하이체어 (트레이 x, 스스로 올라 갈 수 있는 하이체어 권장)
    아이 전용 식탁과 의자 사용 권장

이와 같이 아이주도식과 몬테소리식 이유식의 큰 차이점은 아이가 어떻게 음식을 먹는가 하는 "방법", 음식이 조리된 "상태",  어디에서 밥을 먹느냐 하는 "장소"에서 많이 차이가 난다.

 

아이 주도식과 몬테소리식 이유식의 장점과 공통점

  • 스스로 먹는 연습을 통해 자립심을 키운다.
  • 양육자가 주도해서 혼자 먹는 식사 시간이 아닌 '함께' 함으로써 아이는 자기가 진정한 가족 구성원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 영상이나 장난감에 의존하지 않고 식사에 집중하는 훈련을 한다. 
  • 식사 예절과 식습관을 바르게 기를 수 있다. 

 

아이 주도식과 몬테소리 식 이유식의 단점

  • 양육자의 인내심과 일관성이 요구된다. 
  • 아이가 주도해서 먹는 식사는 먹는 양과 식사 시간 모두 아이에게 달려있다. 
  • 둘 다 초반에는 아이가 스스로 먹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음식을 많이 흘리고 던져서 뒷정리가 힘들다. 

 

아이 주도식을 거의 1년을 한 후..

  • 몬테소리 식 이유식이 아닌 아이 주도식을 선택한 이유는 비록 음식이 촉감놀이가 되어도, 아이가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아이 주도식도 어느 정도 아이가 먹는 것에 익숙해지면 식기 사용을 하기에 굳이 처음부터 식기 사용을 해야 한다 생각하지 않았다.
  • 아이 주도식과 죽 이유식을 병행했지만, 중기 무렵부터 비비에게 수저를 쥐어주고 수저 쓰는 연습을 하게 했다. 
  • 헛구역질을 하며 뱉는 연습을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딱 한 번, 입에 들은 것을 잘 뱉어내던 비비가 망고가 목에 걸려 큰일이 날 뻔한 적 있었다. 다행히 미리 응급처치 법을 숙지한 덕에 재빨리 목에 걸린 것을 빼낼 수 있었다.(아이도 안 울고 계속해서 밥을 먹음)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꼭 응급처치 법을 숙지할 것을 권장한다. 
  • 인내심이 정말 많이 요구된다. 정말 첫 9개월은 버리는 게 반이었고, 치우는 시간이 어마 무시했다. 
    치우는 시간 뿐만 아니라 기껏 준비한 음식을 아이가 안 먹고 버리거나 던질 때 화내지 않으려 정말 많이 노력했다. 
  • 식당에서 영상기기 도움 없이 한 시간 정도 거뜬히 자리에 앉아 함께 식사 시간을 즐기는 비비를 볼 때,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 
  • 아이 주도식을 했다고 아이가 항상 스스로 잘 먹는 것은 아니다. 좀 컸다고 요령이 생긴 16개월 차 비비는 수저질을 잘하지만, 수저질이 귀찮거나 입 근처에 묻는 촉감이 싫으면 엄마를 찾는다.

아이 주도식 할 때 참고한 것

  • 인스타그램 @Solidstarts
    : 개월 수별 각 식재료를 어떤 모양으로 잘라 준비하는 게 좋은지 사진으로 나와있어 많이 참고했다.
    또한  각 재료별 알레르기 주의사항도 나와있어 여기저기 검색할 시간을 줄여줘서 좋았다.
  • 《아이 주도 이유식 레시피 북》, 이상이, 한빛 라이프
  • 《아이 주도 이유식/유아식 매뉴얼》, BLW 연구소, 아 퍼블리싱

 

몬테소리에 관심이 있고 몬테소리 육아를 실천하는 양육자라면 대부분 아이 주도나 몬테소리식 이유식을 많이 고려하고 실천하는 것 같다. 모든 육아가 그렇지만 아이가 주도해서 뭔가를 하는 건 양육자가 주도하는 것에 비해 인내심과 일관성을 배로 요구한다. 몇 주가 걸리든 몇 달이 걸리든 아이를 믿고 기다려줘야 한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 노력하고 해내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기에, 답답하고 화가 나는 상황이 와도 참고 기다릴 수 있게 된다. 만일 너무 힘들고 지친다면 굳이 억지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아이 주도식을 할 필요는 없다. 양육자가 행복해야 함께 하는 아이도 행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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