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은 정말이지 핸드폰을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매일 같이 들려오는 슬픈 소식에 자꾸만 기분이 가라앉았다. 전투에 참전하기 위해 아이와 작별인사를 하는 아버지와 간호사라서 자식들을 모르는 사람들 손에 맡기는 어머니 등 전쟁으로 인해 하루 만에 뒤바뀐 그들의 일상은 정말이지 너무나 참혹하기만 했다. 지금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조국을 지키는 중인데, 나는 옷 뭐 입지?라는 생각을 한다는 게 그냥 엄청 한심하게만 느껴졌다. 전쟁이 일어났다 해서 원래 하던 일상의 고민을 한심하다고 폄하할 필요는 없지만,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기부 밖에 없다는 사실도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인간의 인격을 깊이 고려해야만 인류 평화를 구현할 수 있다.
만일 인류를 위한 구원과 도움이 온다면, 그것은 분명 아이를 통해서 올 것이다.
아이들이야말로 어른을 건설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 마리아 몬테소리, 《흡수하는 정신》, 부글북스
우리는 흔히 마리아 몬테소리, 몬테소리는 아이를 가르치는 교육과 관련해서만 생각한다. 하지만 몬테소리는 과학자 였으며 동시에 철학자, 의사였다. 또한 교육을 통한 여성의 권리와 평화를 주장했다. 한 번을 경험해도 힘든 두 차례의 세계 대전에서 생존했고, 평생에 걸쳐 아이들의 발달을 관찰하며 우리가 젊은 세대를 교육하는 방식을 통해 평화를 구현할 수 있다 믿었다.
인간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자랐다면 인간을 파괴하는 무의식적이고 파괴적인 힘이 되는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제공하는 모든 것의 창조자와 유지자를 어리석게 파괴하는 잘못된 방식에 자신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문명의 열매를 파괴하기 위해 우주 대격변에 대해 그들이 소유한 초자연적이고 보편적인 힘을 사용하는 것을 꺼릴 것이다. 인간의 삶에 대한 양심과 감정을 발전시킨 그들은 잔인할 수 없다. 잔인함은 죽은 영혼의 것이기 때문이다.
- 마리아 몬테소리, 《새로운 세상을 위한 교육》, 부글북스
몬테소리는 민주적인 사회에서 자유와 독립을 제대로 누릴 줄 아는 개인을 배출하고자 평생을 과학에 근거한 교육에 힘을 썼다. 이랬던 그녀이기에 그녀는 1949년, 1950년, 1951년 3년 연속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이 되었다.
우리는 아이들이 미래라고 하면서 그들에게서 자연을 떨어트리고, 한 치 앞도 모를 미래를 위한다며 아이들을 권리를 빼앗곤 한다. 모범이 되어야 할 어른이지만 내가 우선이라며 배려보다는 이기심을 먼저 가르쳐준다. 인간에 대한 존경심을 가르쳐주기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먼저 가르치다 보니,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보다는 잔혹한 현실을 우스갯 정도로 치부하는 가해자로 크는 아이들이 생긴다.
참혹했던 전쟁을 두 번이나 겪어서 일까, 아니면 마리아 몬테소리의 선구안이 워낙 뛰어났던 탓일 까. 알면 알 수록 뛰어난 몬테소리가 추구하는 삶과 교육의 방향은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아이들이야 말로 어른을 구축하는 존재라는 그녀의 말은 어떠한 말을 덧붙일 수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나는 그냥 부모가 되었을 뿐인데, 비비는 부족한 나를 다듬어 내고 더 나은 존재로 만든다. 나는 이 아이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볼 수 있다 믿는다. 이웃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는 마음을 심어주면 그 마음은 더 큰 나무로 자라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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