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자유를 주고, 격려하고, 비가 올 때는 밖에서 뛰어놀게 하라.
아이들이 물웅덩이를 발견하면 신발을 벗고 놀게 하라. 풀밭에 이슬이 촉촉하면 맨발로 마음껏 뛰고 밟게 하라.
나무 그늘이 아이들을 초대하면 나무 아래에서 평화롭게 쉬게 하라. 아침이 오면 모든 생명이 잠에서 깨어나듯, 아침이 되어 태양이 아이들을 깨우면 소리치고 마음껏 웃게 하라.
- 마리아 몬테소리, <아이의 발견 The Discovery of the Child>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
신도시에서 20여년을 자랐지만 집이나 어디 놀이동산에서 논 기억보단 밖에 나가 친구들과 잠자리를 잡거나, 길거리에 핀 봉숭아 꽃으로 손톱을 물들이고, 사루비아 꽃의 꿀을 빨아먹던 기억이 더 선명하게 남아있다. 주말이면 둘째 이모네와 함께 주말농장에 가서 일주일 내 홀로 컸을 작물들에 물을 주고 때가 되면 수확하고, 자그마한 청개구리를 잡겠다고 논 밭을 뛰어다니 던 일들은 머리가 나쁜 내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몇 안 되는 따뜻한 추억 중 하나이다. 내가 가졌던 주말 농장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우리 집 작은 발코니에는 작은 금귤 나무와 토마토, 세라뇨 고추, 감자가 자라고 있다. 이게 뭐라고 아이는 작은 수확물을 딸 때면 함박웃음을 짓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열매를 딴다. 아직은 자연의 순환을 이해하기엔 이르지만 천천히 과정을 보고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한다.
자연을 느끼며 조용한 시간을 갖기
엄마는 자연 속에 질서와 수학, 그리고 더 큰 세계가 있다고 자연에서 많이 배울 수 있으니 자주 아이를 데리고 나가라고 했다. 엄마 말처럼 그렇게 컸기에 나도 집에서 책만 읽고 장난감으로 노는 것보다 밖에서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날이 좋으면 매일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아이와 집 앞 공원에 나간다. 별거하는 거 없이 그저 돗자리 피고 앉아 까까를 먹고 걷는 게 다일뿐인 집 앞 산책. 그게 뭐라고 이 작은 아이는 10분이고 30분이고 앉아 주변을 보느라 푹 빠져있다. 위아래로 날아다니는 새들, 비가 온 후 촉촉이 젖은 잔디,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 울퉁불퉁한 나무의 표면을 관찰하느라 그저 바쁘다. 아침 9시의 햇빛과 10시의 햇빛이 다른 걸 느끼며 아이와 나는 삶을 따스한 온도로 채운다.
대근육, 소근육 활동 별건가요
고른 아스팔트 바닥이 아닌 울퉁불퉁한 잔디에서 균형 잡으며 걷기, 공원 벤치에 오르락 내리락 하기, 작은 들꽃 꺾기, 나뭇가지로 바닥 나뭇잎 쓸기, 알록달록 낙엽 줍기, 공차기, 언덕과 내리막 걷기, 비 온 후 물웅덩이 속에서 첨벙거리기 등 집에서는 할 수 없는 재미있는 활동이 넘쳐난다.
자연 놀잇감
커다란 솔방울을 축구공 삼아 발로도 차보고 길에서 주운 나뭇가지로 교구도 만들고 아이는 밖에서 데리고 온 자연 놀잇감을 만지면서 자연과 친해진다. 처음부터 잘 만지고 놀지 않더라도 자주 보고 한 번씩 만지고 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을 편하게 즐기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있다.
자연에서 몬테소리 활동. 어떻게 보면 거창한 말 같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몬테소리 활동이 아닐까 싶다. 자연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편안하게 만들고 지구와 환경, 우리의 이웃을 돌아보게 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은 감각을 이용해 배운다던데, 우리 아이도 자연이 주는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순수함 속에서 자유롭게 자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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