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얼마 나지 않는 나의 몇 안 되는 아끼는 추억 중 하나는 주말 농장이다. 아주 희미하게 기억이 나지만, 주말이면 둘째 이모네 가족과 함께 농장에 가서 방울토마토도 따고 들판을 뛰어놀고, 컵라면도 끓여먹고, 청개구리도 잡고 했던 일들이 이따금씩 떠올라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곤 한다. 그래서 비비가 태어나고 가장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아파트에 산다는 것이었다. 이사를 오지 않았더라면 마당이 있는 집에서 비비도 작은 텃밭을 가꾸면서 살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이 집에 오고 나서 비비가 생긴 것이기에 마냥 아쉬워할 수가 없었다. 지금 당장 하우스에 이사를 갈 수 있는 게 아니기에, 내가 최대한 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떠올린 것이 발코니에서 여러 작물을 키우는 것이었다. 그냥 화초를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뭔가 열매가 맺히면 아이가 직접 수확을 하는 재미와 기쁨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손을 뻗어 물건을 잡을 수 있게 된 순간 부터 비비를 안고 발코니에 나가 방울토마토와 고추나무를 보여주고 열매가 맺히면 아이가 잡고 따게 했다. 고작 7-8개월 된 아기가 뭘 알고 수확을 하겠냐만은 엄마인 내 눈에는 아이가 흥미로워하고 더 따고 싶어 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걷기 시작하고 나서부턴 나무와 식물에 물도 주고 있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금귤, 고추를 따는 비비. 이 작은 발코니에서 비비는 무언 가를 기르고 가꾸면서 수확하는 즐거움을 배우고 있다.
비비와 하는 일상 대화 예시들
"비비가 지금 OO에 물 주고 있구나."
"You are watering a OO."
"물을 안주면 어떻게 될까?"
"What do you think would happen if you didn't water your plant?"
"토마토가 작고 빨갛네~"
"These tomatoes are small and red."
"봄이 오면 꽃이 펴~."
"When spring comes, flowers bloom."
"꽃이 지고 열매가 맺어."
"After flower fall, the fruits bear."
아이가 작물을 키우면서 배울 수 있는 것
- 식물을 가꾸면서 책임감을 키운다.
- 자신이 키운 작물을 수확하고 요리하는 것 등을 통해 아이는 자신감을 얻는다.
- 식물을 가꾸며 자연스럽게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 물을 주지 않으면 식물이 마르며 죽고, 비료를 주면 더 튼튼하게 자라는 것을 보며 원인과 결과를 배우게 된다.
- 식물, 동물, 곤충, 날씨, 환경 등에 관한 간단한 과학 학습이 가능하다.
- 누군가와 함께 식물을 가꾸고 키우며 팀워크를 배운다.
- 신선한 음식이 어디에서 와서 우리 식탁에 올라오게 되는지 알 수 있다.
정원을 가꾸며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활동
- 식물에 물주기
- 땅파기
- 비료주기, 비료를 흙에 섞기
- 꽃 따기
- 철에 따라 과일/채소 수확하기
- 지렁이, 계란 껍데기 비료 등 천연 자연 비료를 사용하기
- 수확한 작물로 요리 하기
- 자연물로 놀기
- 잡초 뽑기
작물 가꾸기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건강하고 재미있는 활동 중 하나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음식 재료를 재배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자연과 과학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또한 식물을 심고, 잡초를 뽑고 요리를 하는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감각을 발달시킬 수 있다.
아직은 실내에서 비비가 키우는 식물은 없고, 발코니에서 키우고 있는 작물들이 전부이다. 비비가 18개월 이후 가위를 쓸 수 있을 때쯤 실내에서 식물을 하나 키워보려 한다. 가위로 죽은 잎을 정리하고 잎에 묻은 먼지를 닦고 물을 주는 것 등을 통한 활동을 하며 야외에서만 식물을 키우는 것이 아닌 실내에서 화초를 키우고 가꾸는 재미를 알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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