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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돌 전 아기와 해외여행 - 빠른 시차 적응 팁

by Vonnie 2022. 7. 14.

5개월 만에 다시 찾은 한국. 이번에는 남편 없이 아기와 단 둘이 간 한국 여행이라, 많이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출발 전부터 많이 긴장을 했던 것 같다. 확실히 10개월, 12개월 때 보다 좀 더 큰 18개월 (매운맛 육아를 보여준다던 18개월 이기도 했음)은 자아가 더 뚜렷이 형성되어 그런가 비행기에서 조금 애를 먹긴 했다. 온전히 자기 자리가 있었지만, 밤잠 = 침대라 알고 있는 비비는 중간중간 몸이 배기는지 깨서 징징거렸다. 9시간 정도 잤던 지난 여행과 달리 이번엔 6시간 정도만 자고 한국에 도착. 맵다 맵다 하더니 정말 이렇게 매울 줄이야. 무사히 한국 집에 도착해서 바로 짐을 풀고 미국에서 하던 것과 동일한 일상을 시작했다. 

 

중간에 잠을 한 번 씩 설친 것 빼고 이틀만에 시차 적응한 비비. 

  • 도착 첫 날
    • 낮잠 10 AM - 2 PM (4시간 취침)
    • 밤잠 7 PM - 7 : 45 AM (새벽 5시쯤 꿈꾸는 잠투정 30분간 지속)
  • 둘째 날
    • 낮잠 11 AM - 3PM (4시간 취침)
    • 밤잠 8 PM - 7 AM (새벽 5시 기상, 30분 간 투정 후 재취 침)
  • 셋째 날 
    • 낮잠 1 PM - 3 : 30 PM (2시간 반 취침)
    • 밤잠 8 : 30 PM - 6 : 40 AM 
  • 넷째 날 
    • 낮잠 12 : 30 PM - 3 PM (2시간 반 취침)
    • 밤잠 8 : 30 PM - 7 AM 

 

짧으면 일주일, 길면 한 달 까지도 걸리는 영유아들의 시차 적응 어떻게 했길래 이틀 만에 적응하게 할 수 있었을 까. 물론 아이의 기질에 따라 적응이 수월할 수도, 몹시 어려울 수도 있지만 알아두어 나쁠 것이 없기에 아래의 팁을 참고해 해외여행을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시차 적응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 - 햇빛

우리 몸의 시계는 눈에 있는 빛 수용 세포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 30분 정도 아침 햇빛을 쬐는 것만으로도 시차적응에 큰 도움을 준다고 할 정도이니 낮시간 대의 충분한 광합성은 시차 적응에서 빠지면 안 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또한 햇빛을 쐬야 신체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되고 이는 숙면에 도움을 준다. 

 

 

여행 전 신체 내부 시계를 초기화 하자. 

 

빛의 자극이 생명 시계의 실제 시각 차이를 보장한다고 한다. 시차가 7-8시간 차이나는 미국(동쪽)으로 가면 하루가 7시간 짧아지고, 유럽(서쪽)으로 가면 7시간 길어진다. 따라서 한국에서 미국(동쪽)으로 이동하면 시차 증세가 심하고, 미국에서 한국(서쪽)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시차 증세가 적다. 반대로 유럽인 서쪽으로 여행할 때는 시차 증세가 덜하지만, 유럽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시차 증세가 심한 것이다.

 

한 수면 전문의는 여행 전 수면시간 조정은 생체리듬이 밝음과 어두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출발 일주일, 최소 3일 전부터 평소 수면시간보다 30분 내지 1시간 정도 일찍(동쪽으로 여행을 갈 경우) 혹은 늦게(서쪽으로 향하는 경우) 자고 일어나도록 하자. 필자의 경우는 2-3주 전부터 20-30분씩 수면 시간을 조정하여 최대 3시간 정도 취침 시간을 조정한다

 

오전 시간 도착의 비행이 좋다. 

 

신체는 오후보다 오전에 새로운 지역 시간대로의 적응력이 커진다고 하니 장시간 비행을 해야 하는 경우 아침에 도착하는 스케줄로 정하는 것이 좋다. (신체가 햇빛을 쐬는 것과 연관)

 

평소 하루 루틴을 되도록이면 도착국가에서도 지키도록 하자. 

 

일관성 있는 육아는 시차 적응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아침 산책을 하고 하루를 시작했다면 똑같이 아침 산책을 하고 하루를 시작하면 좋다. 특히 낮잠과 밤잠을 재우는 시간의 일관성은 더 중요한데, 도착 당일부터 낮잠시간을 평소의 2시간 내외로 재우고 낮잠 시간은 최대 3시간 이상을 자지 않도록 해준다. 물론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조금 더 재우는 것은 괜찮다. 밤잠 또한 원래 자던 시간 2시간 내외로 맞춰 재우도록 한다.

 

장기 여행의 경우는 아이 컨디션에 맞추어 차차 시차를 맞추어가면 되지만, 단기 여행인 경우는 하루가 아쉽다 보니 위와 같이 차차 시차를 맞추기가 어려울 수 있다. 아이의 시차 적응에 대한 다른 의견으로는 도착 당일부터 원래 자던 시간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예 : 원래 낮잠 시간이 1시면 11시나 3시쯤 재우는 것이 아닌, 원래대로 1시에 재우고 원래 자던 양만큼만 재우고 아이를 깨우기) 더 맞다고 생각하는 방법에 따라 시차를 맞춰나가면 되겠다. 

 

 

새벽에 깬 아이와 놀지 않는다. 

 

필자는 수면교육은 조금 엄격한 편이긴 하다. 아이가 새벽에 깼을 때 놀아주기보단 30분이든 1시간이든 자는 척을 한다던가 (좀 더 아기 때는 먹혔음), 말로 아이를 설득시켜 다시 재운다. 절대 불을 켜고 놀아주지 않는다.

아이가 다시 잠들려 하지 않고 놀고 싶다 칭얼거릴 때, 침실에서 나와 불을 켜지 않은 상태로 아이를 안고 부드럽게 말로 설득을 해보자.  시차 때문에 힘들지? 하지만 지금은 노는 시간이 아니고 잠을 자야 하는 시간이야. 지금 자야 내일 더 재밌게 놀 수 있어. 바깥도 집 안도 깜깜하지? 지금은 놀고 싶어도 자고, 엄마랑 내일 신나게 놀자. 하며 화를 내거나 다그치는 것이 아닌 왜 지금 자야 하는지 말로 차분히 설명해주자.

 

돌, 두 돌도 안된 아이가 뭔 말을 알아듣는다고 하겠지만 의외로 아주 어린 아기도 어른의 말을 다 알아듣는다. 차분히 설명하면 결국은 이해(혹은 포기)를 하고 다시 잠드니 새벽에 신나게 놀아주지 말고 아이를 설득해보자.

 

시차 적응 앱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머리 아프게 시차 생각하며 취침시간 및 광합성 시간을 계산하는 게 싫다면 적당한 사용료를 내고 시차 적응 앱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Timeshifter 같은 앱은 시차 적응을 무리하지 않게 햇빛을 받아야 할 시간대를 알려준다고 하니 (리뷰도 상당히 괜찮은 것으로 보아 효과가 있는 듯하다.) 참고하자. 

 

 

아이의 컨디션에 최대한 맞추자. 

빨리 시차 적응을 해서 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아프면 시차적 응이 다 무슨 소용이랴. 최대한 아이의 컨디션을 맞추며 여행하는 것이 시차 적응의 최선의 방법이다. 

낮잠을 재울 때 평소처럼 침대에서 재울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해외여행 중이라면 외출하던 도중 다시 숙소에 들어가 재우기가 여간 쉽지 않다. 침대에서 재울 수 있다면 최대한 침대에서 재우도록 하고, 침대에서 재우기가 어렵다면 카시트나 유모차 등 아이가 등을 대고 편한 자세로 잠을 잘 수 있는 환경 정도는 조성해주도록 하자. 

또 장거리 비행 후 하루 정도 열이 나는 경우도 있으니 비상용 해열제를 챙기도록 하자. 비비의 경우는 다행히 열이 나지 않았지만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체온계와 해열제, 냉각 시트를 준비했다. 또한 첫날과 이튿날의 일정은 되도록이면 여유로운 일정을 잡아 아이가 최대한 덜 피곤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던 것 같다. 

 

 

해외여행은 떠나기 전까지 늘 설레고 기대 반 걱정 반인 것 같다. 근데 아이가 생기고 나서 기대도 기대지만 걱정이 두 배로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하지만 늘 그랬듯 아이를 믿고 원래 하던 대로만 하니, 엄마 걱정 따위는 별거 아니라는 듯 금세 적응해준다. 여행 후 돌아와서 시차적 응이 더 힘들고 괴롭다고 하던데, 비비는 별 탈 없이 이틀 만에 적응하고 평소의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시차 적응법을 미리 숙지하고 급하지 않게 여유 있게 차근차근 진행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아이마다 기질 차이, 수면 습관 차이 등이 있기에 자신의 아이에 맞춰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 방법이 부디 다른 아이들의 시차 적응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다들 즐거운 여행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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